'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이 분당 땅 5만평을 탐낸 이유
'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이 택한 '기회의 땅'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선 지난 20~30년간의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 역사가 압축적으로 담겨 보는 재미를 더하는데요. 극중 주인공 진도준(배우 송중기 역)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소유한 순양그룹을 직접 손에 넣기 위한 자본 축적을 목적으로 일찌감치 '부동산 투자'에 나섭니다. 대학생 때 분당신도시 부지(땅) 5만 평을 할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아 24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내고, 본격 투자사업가가 된 뒤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조성사업(극중 '새서울타운')에도 뛰어들죠.
드라마에서 특히 분당 땅 투자는 할아버지 진양철 회장은 물론 가족들 모두 생각지도 못한 그야말로 '의외의 대박 투자'로 그려지는데요. 실제로 분당은 1990년대 초반 서울 밖에서 서울 이상의 부동산 가치를 창조해 낸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고, 2000년대 아파트 값이 급격히 오르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됐습니다. 또, 이후 지어진 2기 신도시 판교신도시와 시너지를 내면서 성남시 분당구 전체가 수도권 내 최상급지 위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진도준은 왜 그많은 곳 중에 분당 땅을?
이유 1
면적·인구·세대수…단연 1기 신도시 '대장'
분당신도시는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과 함께 개발된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하나로, 면적이나 세대수, 집값 등 여러 측면에서 5개 신도시 중 '대장'의 위치를 누려왔습니다. 1989년 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7년 뒤인 1996년 조성이 완료됐으니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도시 조성이 진행됐죠. 총 면적 19.6제곱킬로미터에 주택 9만7천 가구가 조성되고 인구 39만 명이 입주했습니다. 5만9천 가구, 인구 27만6천 명 규모인 일산신도시와 제법 격차가 있었죠. 2022년 11월 기준 성남시 분당구(판교신도시 포함)의 면적은 69.36제곱킬로미터, 인구는 48만2천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유 2
강남과 직결된 '탯줄'…2개 지하철 타고 '성장'
지하철은 도시 초창기인 1994년 분당선 수서~오리 구간이 개통돼 오랜 세월 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기간 철도망으로 기능했습니다. 이후 또 하나의 남북 방향 노선인 신분당선이 2011년 개통돼 강남역, 양재역 등 강남지역과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줬습니다. 2016년에는 판교와 경기도 여주시를 시종점으로 하는 수도권 전철 경강선이 개통됐습니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노선이 2024년 하반기 개통돼 성남역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이유 3
강남 누르고 전국 1위? 시작부터 '부자도시'였다
분당신도시는 초기부터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전국 최상위인 '부자 도시'로 출발했습니다. 1999년 1월 28일 연합뉴스 기사를 참고하면 당시 성남시 분당구 주민의 월평균 소득은 약 160만 원으로 서울 강남구, 서초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분당은 안정된 주거여건과 탄탄한 학군, 판교테크노밸리 등 양질의 일자리가 더해져 현재까지 전국 최상위 '고소득 도시'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지역세대 및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금액 자료를 보면 서울시 강남구(1위), 서초구(2위)에 이어 성남시 분당구가 3위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송파구, 종로구 보다도 높은 순위에 올라, 분당구의 소득수준 파워를 자랑했습니다.
분당 아파트 가격, 과연 27년간 몇 배 올랐을까?
분당신도시 태동기인 1995년 아파트 가격은 1평(3.3㎡)당 약 550만원이었습니다. 25평은 약 1억 4천만원, 33평은 약 1억 8천만원의 시세였죠.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2022년 6월 기준 성남시 분당구 평균 아파트 가격은 3.3㎡당 약 5001만 원까지 뛰었습니다. 9배 이상의 상승이죠. 대장격 아파트인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 31평(전용면적 84㎡) 매매 가격은 2022년 5월 기준 16억5천만 원을 기록해, 초창기 가격 대비 약 10배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분당은 2022년 상반기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격 상승세는 분명히 꺾였지만 향후 수년 새 재건축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면 다시 투자세가 몰리며 그 인기를 증명해 낼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